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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 비우는 것부터 시작하기…현대인을 위한 디톡스 리스트

쏙쏙용 2016. 1. 20. 18:14

새해 목표, 비우는 것부터 시작하기…현대인을 위한 디톡스 리스트

일본에 부는 ‘단샤리 열풍’은 가진 것을 비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뭐든지 과하면 넘치는 법. 새해를 맞이해 한해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기 전에 ‘어제까지의 나’를 한차례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2040세대에게 적절한 디톡스 리스트는 무엇일까. 그 종류와 방법을 한눈에 살펴본다.


당신은 어떤 독소가 쌓여있나요?

일본에서 주목하는 ‘단샤리 열풍’(斷捨離, 일상에서 자신이 가진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며 스스로를 정리하는 ‘단순함’의 힘)은 많은 것에 둘러싸여 있는 현대인의 삶을 한번쯤 돌아보게끔 한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많이 가진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며, 자신이 소유한 것을 차근차근 비워나가고 있다. 산업화로 인한 물질적 풍요와, 개개인의 권리가 높아져가면서 등장한 ‘물질만능주의’와는 정확하게 반대되는 의미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단샤리 열풍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언급된 해독(디톡스)에서 한층 더 나아간 맥락인 동시에, ‘불필요한 소유로부터 탈피’한다는 점에서 그 본질은 동일하다.

소유에 대한 열망은 물리적인 것에 제한되지 않는다. 사회 그룹 안의 지위나 직책에 대한 열망일 수도,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또는 일정 시간 이상을 어떠한 ‘행동’에 부여하는 것도 소유의 일부다. 그 수가 다양해지는 만큼, 현대인들은 소유하지 못함에서 오는 불안은 커져만 간다. 이를 하나의 실이라고 가정할 때, 여러 개의 실이 엮여 마치 테피스트리처럼 복잡하게 엉킨다. 이 실이 손쓸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엉켜서 끊어지기 전에 내 몸에 맞는 옷 크기 정도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에 막 발을 들여놓은 20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고, 많은 실에 얽혀 있으며, 마음 한 편의 불안함이 더욱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흔한 말처럼 ‘인생은 마라톤’이라 비유할 때 벌써부터 많은 것을 짊어지고 갈 필요는 없다. 컴퓨터의 ‘휴지통 비우기’ 기능이 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여주는 것처럼, 내 주의에 쌓인 것을 ‘디톡스’하는 과정은 다음 것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의 생기를 되찾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현대인의 관계망을 정리하라

서점 위에 놓인 자기계발서, 혹은 정리 관련 서적에서 저자들은 ‘정리에 앞서 우선 자신의 관계망부터 정리해보라’고 조언한다. 서랍 한 편에 마치 전리품처럼 쌓여 있는 명함을 버리고, 전화번호부에 1년 이상 연락하지 않은 사람(사실 6개월도 ‘밥 한 번 먹는 사이’에 불과하다)들의 번호를 삭제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특히 2030세대들은 SNS라는 사회 관계망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인스턴트식 친구 맺기에 익숙해져 있다. 상대방이 읽지 않은 메시지에(‘1’표시가 있나 없나) 신경을 쓰는 행동이나, 잠을 자기 전 타인의 SNS를 탐닉하는 행동 등이 지나치면 많은 인맥 속에서도 스스로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땐 우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집착에서부터 벗어나도록 하자.

▶두 번째, 시간 디톡스, 업무 중독에서 벗어나라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770시간보다 1.2배 높은 수치다(독일의 1.6배, 실질적인 수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시간에 대한 강박증이 있거나, 회사와 집의 구분이 희미해질 만큼 일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지 않은가. 혹은 스스로가 업무 중독이라 느껴진 적은 없나.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선 상사와 부하직원 모두 효율적 업무진행을 위한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세 번째, 내 몸을 위한 디톡스

스트레스나 과식, 음주, 수면 부족 등은 몸의 독소를 쌓아가는 원인들이다. 이렇게 체내에 쌓인 독은 몸과 마음의 항상성을 무너뜨린다. 인체는 ‘스스로를 정화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하루 10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보자. 호흡과 몸, 마음을 일치시키는 디톡스 요가는 체내의 쌓인 독을 배출함으로써 몸의 균형과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참고 <디톡스 요가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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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디지털 디톡스를 허하라

디지털 디톡스는 최근 현대인들에게 있어 빠르게 퍼져나가는 디톡스 종류 중 하나이다. ‘디지털 디톡스’란 각종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명상, 독서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단식으로 체내에 쌓인 독을 해소하듯, 스마트기기 사용을 잠시 중단함으로써 정신적 회복을 취한다는 것이다(내용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도서출판 박문각). 기자의 지인은 최근 스마트폰 기종을 바꿨다. 간편한 스크린 터치식에서 버튼식으로 바꾸자 변화는 조금씩 나타났다. 버튼이 불편해 게임을 하는 횟수가 줄이게 됐고, 자판 쓰기가 번거로워 SNS에 투자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됐다고 한다(대신 TV 보는 시간이 늘었다). 디톡스는 이렇게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Small Tip 이색 디톡스, 이거 혹시 내 증상?

걱정에서 벗어나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체나 스스로 상처받는 행위 등 ‘정신적 괴로움’이 문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조지 윌튼 박사에 따르면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서 40%는 절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22%는 걱정하기에 사소한 일, 그리고 오직 8%(그 중 4%는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다)만이 실질적인 걱정거리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습관적인 걱정’을 끊는 방법으로는 일기를 쓰거나, 스스로에게 엄격한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조언한다.

커뮤니케이션 디톡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배달 주문 전화를 싫어하기도 한다), 업무 메일에 진땀을 빼는가. 누군가와 대화하기에 앞서 ‘말’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가장먼저 상대방과 공통점을 찾아내 주제를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꾸준히 검색하고 스크랩 해보자. 무엇보다 이해하기 쉬운 말로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참고 <디톡스 커뮤니케이션>).

[글 이승연 기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13호 (16.01.26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