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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가능성의 제전'

쏙쏙용 2023. 6. 20. 06:52

스페셜올림픽,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가능성의 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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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오튼은 스포츠가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에단은 현재 코치로서도 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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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나탈리 그레이스, 매튜 머레이, 에이미 토마스
  • 기자,BBC News
  • 2023년 6월 19일

조슈아 롱바텀의 스포츠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은 소속감이었다.

"[우리] 운동 클럽은 나와 같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조슈아와 클럽 동료인 에단 오튼이 말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란 스포츠 경기에서 소외될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의미한다.

‘스페셜올림픽 포위스’ 클럽 출신의 두 선수는 이번 달 베를린에서 열리는 스페셜올림픽에 영국 대표로 출전하는 웨일스 선수 6명에 포함됐다. 이들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역량에 대한 인식 제고에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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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브 터커는 배드민턴 코치다. 에단과 다른 선수들과 함께 베를린 스페셜올림픽에 동행한다

웨일스 란피한겔 탈릴린 출신의 조슈아(28)와 브레콘 출신의 에단(22)은 브레콘 레저 센터에 위치한 스페셜올림픽 포위스에서 10년 넘게 함께 훈련했다.

포위스 클럽은 20년 전 에단의 코치인 베브 터커가 설립했다. 베브 터커는 베를린에 선수들과 동행하는 영국 대표팀 배드민턴 코치 중 한 명이다.

이들은 베를린에서 전 세계 발달장애 선수 7000명과 함께 경쟁하게 된다.

자폐 스펙트럼과 전반적 발달지연을 진단받은 에단은 유명 클럽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스포츠가 발달과 자신감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에단은 “조금 떨리지만 설레기도 한다. 만감이 교차한다. 정말 기대가 되고 조국을 대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만하고 싶진 않지만, 자신감이 넘칩니다. 금메달이든 뭐든 메달을 딴다면 정말 멋질 거예요.”

"하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영국 대표팀으로서 다른 장애인들에게 제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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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롱바텀은 클럽이 포용성 정책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의 클럽 가입을 권장한다고 말한다

포환던지기, 100m 달리기, 혼성 계주에 출전하는 조슈아도 선수로 뽑혔을 때 많이 놀랐다.

조슈아는 "금메달을 하나 딸 수 있을 것 같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브는 두 선수가 선발됐을 때 신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한다.

"두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게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고 자원봉사도 열심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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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따라 역도를 시작한 블레딘 깁스

펨브로크셔의 블레딘 깁스(18)는 아버지 스테판의 뒤를 이어 역도를 시작했다.

밀포드 헤이븐 근처에 사는 두 사람은 4년 전 하버포드웨스트에 위치한 장애 포용 클럽 ‘스트렝스 아카데미 웨일스’를 방문했다.

스테판은 "블레딘이 처음 왔을 때는 벤치 프레스 20kg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4배 넘는 무게를 들 수 있다"며 "기술뿐만 아니라 근력과 사회성 모두 훌륭하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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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로치 코치의 감독하에 훈련하는 블레딘

블레딘의 가족은 이 클럽의 포용성은 물론, 전 영연방 선수이자 트레이너인 사이먼 로치 코치가 블레딘을 비롯해 다른 장애인 선수들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사이먼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블레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블레딘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대회에 참여한 것이 아주 좋은 자극이 됐습니다. 한 대회에서 다음 대회로 나아갈 때 강력한 동기가 됐고, 영국 대표팀에 선발된 이후에는 훈련 강도와 결과가 크게 향상됐습니다."

블레딘은 최고의 상을 목표로 한다.

그는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훈련 중이다.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신다. 내 목표이자 꿈은 웨일스로 금메달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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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스 존스는 15년간의 선수 생활 동안 100개가 넘는 메달을 따냈다

‘스페셜올림픽 카마덴셔’에서 선발되어 보체(땅에서 하는 컬링) 종목에 출전하는 라넬리 출신의 리노스 존스(40)는 웨일스 대표팀의 노하우를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달리기와 스키를 즐기는 리노스 존스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품고 전 세계를 누볐다.

가장 멋진 경력 중 하나는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했던 런던 마라톤을 완주한 것이다. 리노스는 일상생활에서 스포츠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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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 선수단 전원이 카디프의 웨일스 의회에서 행정수반을 만났다

리노스는 "13살부터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재밌었고 다양한 스포츠에 참가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한다.

리노스의 부친 길모어는 최근에 메달을 세어봤더니 지난 15년 동안 100개가 넘는 메달을 가져왔더라고 말했다.

이제 베를린 올림픽에서 메달을 추가할 것이다. 길모어는 "딸이 정말 자랑스럽다. 딸아이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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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헤이즈는 달리기가 "세상에서 가장 좋다"고 말한다

스완지 출신의 팀 동료 존 헤이즈(30)는 리노스처럼 달리기를 좋아하며 100m·200m 달리기 및 계주 종목에 출전한다.

존은 ‘스완지 해리어스’에서 일주일에 두 번 훈련한다. 2017년 유럽 챔피언십 대회에 영국 대표로 출전해 1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해외에서 독특한 경험을 쌓았다. 교황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티칸에서 치른 육상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존은 "최고였다. 정말 멋졌고 많이 웃었다. 우리는 달리다가 세 번이나 뒤로 물러났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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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넌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웨일스 출신 선수 최초로 런던 마라톤에 출전했다

존은 로마에서 친한 친구 마이클 베이넌과 함께했다. 마이클은 팀의 마지막 멤버이며 ‘스페셜올림픽 노스이스트웨일스’에서 훈련하는 선수다.

렉스햄 카운티 처크 출신의 마이클(27)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웨일스 출신 최초로 런던 마라톤에 참가했다.

15살에 달리기를 시작했고, 이후 스페셜올림픽 참가 종목인 보체를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는 온 가족이 함께한다. 어머니 에리카 워커는 보체 코치 중 한 명이고, 양아버지 스티븐 워커는 영국 대표단 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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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과 양아버지인 스티븐 워커 영국 대표팀 단장, 어머니인 에리카 보체 코치가 모두 베를린에 모인다

1980년대부터 스페셜올림픽에서 육상 및 보체 코치로 활동해온 에리카는 “아들이 무척 신났다. 그것이 바로 스페셜올림픽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의 중심에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선발 기간 동안 얼마나 성장하는지 보는 것이 바로 핵심이죠. 마이클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에게 멋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스테판은 대표단 단장이지만 메달 수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스테판은 "우리 대회에서 중요한 것은 메달이 아니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올림픽의 모토는 '내가 이기게 해주세요. 하지만 이길 수 없다면 용감히 도전하게 해주세요'입니다."